네델란드는 '신이 만들지 않고 사람이 만든 나라'라 불린다. 1천여년 동안 자연과 싸워 국토의 절반 이상을 새로 만들고 지도를 바꾸어 왔기 때문이다.
'낮은 땅' '평평한 땅'이란 네델란드는 외형상 숲과 들이 많아 그다지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만 남한의 절반보다 작은 면적(4만1천여평방키로)에 1천5백여만명이 살고 있어 인구밀도가 매우 조밀하다.
게다가 75세에 이르는 평균수명과 연 0.9%의 높은 인구 증가율은 국토의 25%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델란드에 점차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16세기 종교개혁의 횃불이 타오르자 신교도들의 본거지가 되어 카톨릭 국가들의 탄압 속에서도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끈질긴 투쟁을 벌인 결과 스위스와 함께 유럽 최초의 신교국가가 됐다.
현재 주민의 약 34%가 신교도, 40%는 구교도로 구성 되어 있다. 이러한 자연적 환경과 종교적 배경에다 자유롭고 개성이 강한 국민성이 어우러져 소박하고 합리적인 장묘문화를 형성했다.
네델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남쪽 10km쯤 떨어진 암스텔 강변에 있는 '조르그플리드 공동묘지', 수도 암스테르담의 위성도시격인 암스텔빈시가 운영하는 묘지로 암스테 르담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15분거리에 있다.
1700년대부터 묘지로 사용하기 시작, 현재 10만3천여평에 2만기가 잠들어 있다. 이중 5천여기가 화장묘이고, 90%정도가 가족묘역에 무덤을 썼다. 모든 무덤은 1평 이 안되는 크기의 평분이며 무덤뒤에 크고 작은 기념비를 세웠다. 묘지 한켠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하이네켄 맥주의 창업자 하이네켄이 묻혀 있다. 돈 많은 사람의 무덤 답지 않게 검소하다 못해 초라했다. 또 오스카상을 제정 한 오스카 카레의 묘도 자리잡고 있다.
무덤 위에 2층 높이의 기념건물을 지어 다소 호화(?)스러워 보이나 무덤크기는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
이곳 무덤의 크기는 가로 1m. 세로 2m의 작은 크기와, 가로 1m30cm. 세로 2m60cm의 큰 크기 등 두 가지. 길이는 제한하지만 가족과 나란히 묻히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옆으로 얼마든 지 넓힐 수 있도록 했다. 가족묘는 대개 가족이나 친지들이 장소를 골라 쓰며, 가족 등이 없는 경우 묘지관리사무소에서 묻을 곳을 정해 준다.
하나의 무덤에는 3구의 시신을 매장한다. 법에 따라 2m75cm 깊이로 파고 관을 묻 은 뒤 흙을 40cm두께로 덮고 다시 관을 묻는 방법으로 3개의 관을 쌓되 맨 윗층에 있는 관이 지표에서 30cm를 유지하도록 한다.
네델란드에서는 법적으로 10년 동안 시신을 옮기거나 건드리지 못하고 10년이 지나면 하나의 관에 넣어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원칙적으로 무덤사용기간을 20년으로 정해 20년이 지나면 무덤을 없애고 다시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원할 경우 10년 단위로 연장할 수도 있다. 묘지관리 사무소에서는 20년이 되기 약 1년전부터 기념비에 검은 색으로 표시, 가족등에게 미리 기간이 임박했음을 알려 주고 연장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을 경우 시한 만료로 간주, 다른 사람에게 분양한다. 무덤을 쓸때는 20년 사용을 기준으로 큰 크기의 새무덤은 1625길더(약80만원.imf전), 남이 무덤으로 썼던 곳을 다시 분양받아 사용할때는 1350길더를 각각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