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소나무 숲이었던 와메이(화미)산을 개발해 50년에 문을 연 이곳의 전체면적은 67만 3천평. 10만평의 묘지와 3천평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납골당 3곳, 화장장 3곳을 뺀 나머지는 모두 녹지다. 묘지는 5만5천기의 시한부 묘지와 14만3천기의 납골묘를 조성 할 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공간은 7만기 정도. 4차선 진입로와 묘지로 올라가는 2차선 포장 도로에는 홍콩의 다른 묘지와 마찬가지로 홍콩시화인 양지갱을 비롯해 따이홍(대홍), 야푼콰이(일본규), 산지깝(산지갑),두견화 등 붉고 노란 꽃이 피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화사한 느낌을 준다. 군데 군데 벤치까지 마련돼 있어 우리의 썰렁한 공동묘지와 대조적이다. 그러나 16개 구역으로 나눠져 구역당 6천~2만기의 묘가 들어찬 묘지를 보면 한치의 여유도 느낄수 없다. 묘의 길이와 폭이 각각 2.4m와 0.9m(0.65평)를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다 필요 없는 공간을 줄이기 위해 다닥 다닥 묘를 붙여 놓아 어떻게 성묘를 하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이마저 7년 째에는 화장을 하거나 유골을 수습해 이장해야 하는 시한부 묘지의 경우고 관없이 유골만 묻는 납골묘지는 최대 크기를 0.9m*0.9m*1.5m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있어 호화분묘를 조성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계 특유의 장묘법에 따라 비바람에 견디도록 특수 처리해 붙인 고인의 사진, 묘비명이 없다면 누구의 묘인지 알수 없게 돼 있다. 묘지 관리인 람찌종(임지송.36)씨는 "석재에 대한 제한은 없지만 6만홍콩달러나 드는 대리석은 거의 없고 복건성에서 수입한 회색 돌가루(석미)에 콘크리트를 섞은 1백만원짜리 묘석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참배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납골당이다. 묘지에 비해 산아래 위치해 있는데다 건물이 깨끗하고 납골함의 위치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또 2인용 혹은 4인용 납골함 2만여기가 충분한 공간을 두고 적당히 분산돼 있어 오히려 여유를 느끼게 한다. <죽자마자 관과 함께 1평이상의 땅에 묻혀 영구적으로 잠들 수 있는 한국식 묘지는 홍콩에서 전혀 불가능 합니다> 워흡섹묘지의 총관리인 찬윙기(진영기.33)씨는 "홍콩의 공영 묘지는 관을 묻는 경우 모두 시한부 묘지를 쓰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이도 홍콩시내에서는 바닥난 실정"이라고 말했다. 관을 묻는 영구식 묘지는 사설 묘지에서나 허용되지만 값이 엄청나게 비싸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태평양이 내려다 보이는 홍콩섬 차이완(시만)산 언덕에 위치한 <화교들의 영원한 공동 묘지>등 몫좋은 사설 영구묘지에 묻히려면 묘터에 2200만원, 석재비와 장례식장비 등을 합쳐 3000만~5000만원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공동 묘지와 마찬가지로 0.65 평 이상의 묘는 쓸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