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99.8.16) 王家전통을 이어받은 아파트식 묘실이 특징
수도 마드리드의 집단묘지에 가보면 4-5m높이의 니초(Nicho)가 길게 뻗어 있다.지상에 아파트처럼 세워진 콘크리트 묘실이다.집단 묘지의 크기에 따라 길게는 1백m 이상된 것도 있어 멀리서 보면 얼핏 아파트로 착각하나 가까이 가보면 가로 세로 각 50cm에 깊이 2m가량의 칸막이(Nicho)가 벌집처럼 설치되어 있다.
관이 앞뒤 양쪽으로 각각 1개식 들어가거나 또는 한쪽으로만 들어갈 수 있으며 3층짜리에서부터 6층짜리 까지 다양하다.이같은 아파트식 묘실로 지상면적 1평에 시신이 평균 15구나 안치될수 있다.이 때문에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는 묘지난을 찾아 볼 수 없다.
물론 시민의 선택에 따라 땅에 묻힐 수도 있다.공설묘지이건 교회가 운영하는 사설묘지이건 간에 니초와 땅에 설치된 전통분묘가 함께 있어 망자나 유족의 희망으로 유택의 형태를 선택할수 있다.다만 니초가 매장분묘보다 싼 사용료를 내는 것이 다를 뿐이다.
시립묘지의 경우 10년 사용조곤의 분양가격이 매자의 경우 한화 60만원 가량이나 니초 한 칸을 차지하는 것은 15만원에 불과하면 99년간 임대시에도 니초가 절반이상 싸게 먹힌다
스페인의 독특한 니초형 장묘법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아마도 그 유래는 포르토갈을 합병하고 중남미를 식민화 하면서 스페인을 대재국으로 키운 합스부르크 왕가의 국왕부처 묘소가 16세기에 니초형으로 설치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스페인 국왕부부의 묘소는 마드리드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국왕의 가을별장 엘에스코리알 궁전의 지하 원형묘실에 집단 설치되어 있다.1584년 합스부르크 왕가의 카를로스 1시가 안치된 금속관이 맨밑에 자리잡은 이래 현재의 부르봉 왕가에 이르기까지 12명의 국왕과 그 부인 등 24명의 유해가 원형묘실의 4층으로된 니초형 칸마다에 숨진 연대순으로 모셔져 있다.이처럼 왕가의 전통이 서린 니초식 묘소를 사용하는 추세는 도시의 묘지난과 경제성이 겹쳐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마드리드에서 가장 큰 시립묘지인 알부데나 묘지(1.2평방km)의 경우 1945년에는 매장과 니초 이용비율이 9:1이던 것이 지금은 45:55로 오히려 니초가 앞서고 있다.스페인은 땅이 광활해 우리처럼 묘지난에 머리를 썩힐 필요가 없다.그러나 일찍이 니초라는 독특한 장묘문화를 창출, 묘지난이 발생할 소지를 없앤 셈이다.스페인의 개성적인 장묘법은 최근 파리 등 유럽의 대도시에서 도입을 추진중이며 남미 등지에서도 일부 유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