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책장에서 꺼내 온 두툼한 시행령집 한 권에는 오스트리아의 장묘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1인 매장,가족묘, 덮개 및 상석,매장장소,무덤이용에 관한 조항(자격) 무덤에 설치할 수 있는 장식물에 관한 조항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었다.
화장 후 납골당을 이용 할 경우 납골문을 열때마다 관리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비용까지 책정돼 있다.
묘지관리상 가장 중요하다고 그가 지적한 것은 무덤의 고유번호. 모든 무덤에 고유번호가 매겨져 누구든 망자의 성명만 알면 몇 구역,몇 열,몇번째까지 단 번에 확인 할 수 있었다.
번호판은 0.04*0.12m로 규격화해 일렬로 무덤앞에 세워야 한다. 무덤위에 설치하는 십자가도 가로50*세로0cm로 크기를 통일했다.
묘원 전체의 조형미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다. 십자가는 땅위로 화강암 덮개가 올라오지 않는 수평무덤에만 세울 수 있다. 돌덮개가 없으면 화려한 조형의 비석을 세울 수 없다.
지반의 침수나 함몰을 우려한 것이다.묘역 위치도 개인이 고를 수는 없고 시당국이 지정한 구역에 정확히 묻어야 한다.
방문객들이 묘의 위치를 모를 경우 관리사무소의 컴퓨터로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
어느 구역에 몇기가 있고 빈 공간이 얼마나 있는가도 컴퓨터에 나타난다. 매장비용은 땅값을 포함해 빈 중앙시립묘지에 묻힐 경우 4구가 들어 갈 자리 하나에 10년 사용기준으로 7백오스트리아실링(한화 약5만원.IMF전)이다..빈시에는 중앙묘지 외에도 구자치단체별로 45개의 시립묘지가 있다. 땅값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가격엔 차이가 많다.
제133구역 하칭지역의 묘지가격이 가장 비싸 중앙묘지의 10배가 넘는 7760오스트리아실링(한화 60만원.IMF전)이다. 빈의 평균묘지가격은 3800오스트리아실링(30만원.IMF전)선. 개인묘를 쓸 수도 있다.
한 가구가 들어가는 묘다. 이때는 땅깊이를 1.4M로 제한하고 있다. 묘가 차지하는 면적은 가로*세로 1.4평방미터 이하로 엄격히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