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장사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동영상입니다. >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당신께선
한평생 자식들을 위해 살다 가셨는데
일년에
고작 두 세 번 당신을 찾아 뵙는 것도 이리 힘이 듭니다.
저마저
가고 나면 더 쓸쓸해 지시겠지요
자식인
저도 다 하지 못한 도리를 제 아이들에게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제사를 모시거나 묘소를 관리하는
그런
현실적인 책임만을 효라고 생각해 왔는지 모르겠어요.
생각이
날 때마다 그리울 때마다, 추억하고 이야기하고
그렇게
좀더
즐겁고 따뜻한 추억으로
마음
속에 계신 당신들을 꺼내 놓고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죽음은
서서히 잊혀지는 쓸쓸함이 아니라
남은
이들의 일생에 함께하는 따뜻한 그 무엇임을
저는
이제서야 겨우 배우고 있습니다.
가신
분을 기억하는 법이 저와는 너무도 다른 이 아이들을 보면서요.
초등학교
5학년 영희 예요.
제
아이보다 어린데... 몇 해 전에 엄마를 잃었다고 하네요.
이
아이를 두고 간 영희 엄마는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제
마음이 다 편칠 않네요.
그러나
영희는 의외로 씩씩합니다.
오늘
영희는 백 점을 받았습니다.
그걸
엄마에게 자랑하러 가는 길이 랍니다.
이
곳에서 엄마를 화장하던 날 영희는 너무도 슬펐답니다.
하지만
엄마를 보낸 이곳이 집 근처에라서
엄마가
보고 싶을 땐 언제라도 달려올 수 있어 이젠 울지 않는대요.
집
근처에 화장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참 싫어했지요.
하지만
영희의 해 맑은 웃음으로 보니
그런
어른들의 이기적인 생각이 죄스럽기까지 하네요.
앞으로도
영희는 엄마 앞에서 많은 말을 하겠지요.
오늘처럼
자랑도하고, 고민도 의논하고,
어쩌면
원망도 풀어 놓을 꺼 예요.
그렇게
계속 생각날 때마다, 필요할 때마다 함께할 수 있으니
영희도,
영희의 엄마도 행복하지 싶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이별도 있네요.
중학교
2학년 철수는
새로
산 자전거를 할아버지께 보여 드리겠답니다.
아주
어릴 적에 할아버지가 철수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셨답니다.
넘어져도
울지 않고 앞으로 나아 가는 법을 그 때 처음 배웠다고,
그렇게
남자답게 커가는 자신을 앞으로도 계속 할아버지께
보여드리겠다고,
철수는
제법 의젓하게 말합니다.
철수의
할아버지는 이 나무 아래 자연장으로 모셨습니다.
지난
2008년 5월부터 시행된 자연장 제도에 따라
나무
아래 할아버지의 유골을 묻은 것이지요.
이
다음에 철수네 아빠도, 엄마도, 그리고 철수도,
이
나무 아래 다시 모이기로 했답니다.
자연장은
철수네처럼 수목형 뿐만 아니라
화초형,
잔디형, 수목장림형 등 다양한 형태로,
자연으로
다시 태어나는 의미 있는 장사문화의 하나라고 합니다.
죽음을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여긴다니 참 멋지지 않나요?
우리의
장사문화가 이렇게까지 달라졌네요.
이미
우리 국민들 60%가 매장이 아닌 화장을 한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화장시설은 턱없이 부족해서,
화장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4일장, 5일장을 치러야 할 형편이랍니다.
화장을
원하면서도, 화장시설은 꺼리는 우리 어른들의 무지와 편견
탓이겠지요.
철수와
영희를 만난 이곳은
우리가
늘 상상하던 꺼림직한 혐오시설이 아니었어요.
음악회도
열리고, 산책 삼아 들러보고 싶은
그런
아름다운 공원이더군요.
장사시설이
복지시설이란 말이 과장이 아니었
이제
우리 어른들이 달라져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엄마와
할아버지를 보낸 이곳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영희와
철수처럼,
언젠가
제 아이들도 좀더 행복하게 저를 보내주길 바라니까요.
그리고
저 역시, 좀더 가까이에서 제 아이들을 계속 지켜보고
싶으니까요.
죽음은
이별이 아닌, 또다른 만남임을
죽음은
그저 잊혀지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후손의 기억 속에 함께하는 또 다른 시작임을 -
저는
이제야 겨우 가슴 벅차게 느끼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 보건복지가족부 홍보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