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늘며 사일장 일쑤…영락공원 못가 경남원정도
현장선 “증설 외 대안없어”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26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화장장에서 유족이 화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부산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관내 화장 시설이 부족하다. 경남 김해나 울산 등으로 ‘원정 화장’을 가기도 하고, 사일장이나 오일장을 치르기도 한다. 부족한 화장 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 부산에서 모친상을 치른 A 씨는 화장을 위해 경남 통영까지 가야 했다. 삼일장 날짜를 맞추다 보니 영락공원 화장장 예약이 불가능했던 까닭이다. A 씨는 화장비용으로 80만 원을 지출했다. 만약 영락공원을 이용했다면 12만 원이 들었을 터였다.
최근에 장례를 치른 B 씨는 발인을 하루 늦췄다. B 씨는 “장례식장에서 부산 화장장 예약이 어렵다며 경남 김해나 울산으로 안내했다. 운구 비용 등을 고려해 그냥 사일장을 치르고 부산에서 화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6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1~17일 영락공원 화장장의 3일 이내 화장률은 57.2%다. 공단은 18~24일까지 2회차를 증회했고 화장률을 74% 수준까지 높였다. 화장장 포화 문제는 코로나19 엔데믹 후에도 여전하다. 지난 8월 3일 이내 화장률은 50.3%에 달했다. 지난 9월 10월 11월도 각각 66.5%, 66.1%, 62.3%로 집계됐다.
화장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고령 인구 증가가 꼽힌다. 부산은 2021년 전국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부산은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 336만7246명 중 고령 인구 비중이 21.2%(71만4797명)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사망자가 몰리면 부산 화장장을 이용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공단은 수요가 몰리면 한시적으로 회차를 늘려 화장장을 운영한다. 평소에는 14기 화장로를 5번씩 운영해 하루 70구를 화장하지만, 2회 증회하면 84구까지 가능하다. 화장로 회차를 더 늘릴 수도 있지만 무리하면 기계가 고장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화장로 1기당 하루 3.5회를 권고한다.
현장에서는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부산 화장장은 연간 2만5410건을 처리할 수 있는데, 2027년 2만5662건으로 연간 처리량을 넘어서는 등 화장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적정운영 횟수를 넘겨 화장로를 운영하고 있다. 고장이 우려돼 증설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안경은 부산시 사회복지국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부산시도 화장장 부족 문제를 안다”며 “2026년께 화장장 확대를 통해 시민 불편을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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